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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진흙 속에 연꽃 처럼
이름 | 고명석 작성일 |  13-04-17 조회수 |  1328
파일 | DSCN3016.JPG                           

진흙 속에 연꽃처럼 


안녕하십니까. 저의 고향은 전남 나주시 세지 봉황입니다.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위로 누나 둘과 형 둘이 있습니다. 나주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을 하고 군입대하여 만기 제대하였습니다. 군대를 다녀와서 2년 후에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내 탓인데 그냥 내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안타깝습니다. 처음 발병 했을 때는 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누가 나를 부른다(환청)고 생각했습니다. 환청인 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조금씩 환청이 들리다가 1999년 10월 15일부터 환청이 계속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환청이 심하게 들리기 시작할 때 달력을 보았기 때문에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집 근처 학교 옥상에서 떨어지라는 소리, 떨어지면 날아오를 것이라는 소리, 무릎 꿇고 부동자세로 움직이지 말고 기도하라는 소리, 묵주기도 500단 바치라는 소리 등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큰 누나의 권유로 처음 2주 정도 정신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병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을 처음부터 잘 먹었던 것은 아니고 처음에는 한 두 번 몇 달 동안 안 먹었습니다. 그렇게 한 2년 반이 지나갔는데 환청이 점점 달라지고 환시(TV 아나운서 보임)는 점점 더 또렷해졌습니다. 그리고 증상이 바뀌더니 일상적인 일부터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말까지 다 따라서 말하는 환청이 생겼습니다. TV를 보면 광고방송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이 많이 나왔고, 방송국으로 찾아오라는 환청도 들려서 서울 강남터미널에 2번, KBS 방송국까지 1번 찾아 갔던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는 또 환청에게 속았구나 하며 속으로 생각하고 집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동안 저는 이러한 증상으로 20여 차례 입·퇴원을 반복하였습니다. 짧게는 3개월에서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입원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어떤 남자가 보이는 환시와 여자 간호사의 목소리(사랑해, 사랑해)가 들리는 환청이 들리지만 이제는 환청과 환시를 현실과 구분할 줄 압니다. 그래서 이제는 괜찮습니다. 2012년 1월 26일에 나주베델에 입주하여 현재까지 생활하고 있으며 장애인 공동작업장에서 직업훈련 겸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몸이 자주 불편하고, 증상이 심해져서 조퇴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9개월 정도 일을 하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현재는 하루에 1시간 정도 카페에서 청소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하느님이 병중에서 가장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정신질환을 저에게 주셨고, 저에게 뜻이 있어서 이 병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병이 더 심해지지 않고 이 정도인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아픈 사람이 없었으면 합니다. 저도 환청이 없어서 잠시라도 조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밝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어여쁜 연꽃도 비록 까맣기까지 한 진흙 속에서 피어나듯이 그렇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불쌍하다 생각하지 마시고, 차별 없이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도움을 주시기전에 환자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도움을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회원 김상선(*자가병명: 따라쟁이 박사병)


  *나주베델 회원들은 의료적 진단과 별도로 주 증상과 관련된 자기병명을 만들어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쟁이 박사병이란?


책을 읽으면 그 대로 환청이 따라 읽고, 머릿속에서 생각했던 것들이 TV에서 발표되어 방송국을 찾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을 표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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