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김윤호(*자가병명 생뚱병)

※ 본 수기는 회원 및 보호자로부터 동의를 받아 기재 되었습니다.

  저는 진도에서 평범한 가정에 5남매 중 넷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진도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군 지원 입대하여 제대 후 복학하여 졸업하였습니다. 졸업 후 이곳, 저곳 다니며 일을 했지만 한 달 이상 일을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취업도 하고, 결혼도 했지만 저는 취업도 하지 못하고, 여자 친구도 없는 현실이 제 마음을 너무 허전하게 만들었고 좌절감을 느끼했습니다.

  그러던 중 *** 리조트에 피부관리사로 취업하여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다른 부서의 여직원을 알게 되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상형 이였습니다. 그래서 자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혼자 마음속으로 짝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뚱맞게 구정 명절에 집에 있는데 그 여자가 다른 직원들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또 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현실처럼 느껴져 괴롭고, 너무 힘들어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제 마음이 너무 이상해지기 시작했고, 혼란스러웠습니다. 결국 부모님의 권고로 국립나주정신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진료결과 정신분열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고, 인정할 수 없어서 부모님만 원망하였습니다. 입원해서도 의사 선생님에게 그 여자와 관련된 제 망상을 이야기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계속 마음만 우울해지고 미칠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에게도 계속 퇴원만 시켜달라고 졸라 됐습니다. 꾸준히 치료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약 4개월 후 퇴원하였습니다. 약을 잘 먹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러나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 마음 속에는 “나는 정산인데 내가 왜 정신과 약을 먹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직장을 다닌다고 시도를 해 보았으나 적응하지 못하였고, 생각이 현실처럼 느껴지는 망상이 또 나타나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하면서 두 번째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입원을 하게 될 때는 제가 가지고 있는 망상이 현실인지 아니면 현실과 다른 망상인지 현실과 망상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극도의 혼란스러움에 빠졌고, 그러면서도 뭔가 내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입원 때도 답답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싫어서 부모님에게 또 다시 퇴원시켜달라고 졸라 됐습니다. 퇴원하면 약을 잘 복용하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그 것도 잠시 먹는 척 하면서 부모님을 또 속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망상이 다시 나타나면서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또 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입원을 하면서 조금씩 정신병에 대한 지식과 제 증상인 망상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퇴원할 때 쯤 부모님께서 이곳, 저곳을 알아보시다 나주에 저와 비슷한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의지 하며 생활 할 수 있는 곳이 있다하여 나주베델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나주베델에서의 생활은 저의 병에 대한 지식과 증상을 인식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약에 대한 중요성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까지도 간간히 그 여자가 제 몸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그 여자가 큰 능력을 가져서 다른 사람의 외모를 변형시키고 있다는 망상 등이 있었지만, 달라진 점은 이제 현실과 망상을 인식하여 구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하고 싶은 결혼도 하고 싶습니다. 좋은 직장도 얻고 싶습니다. 저는 그 희망을 가지고 오늘도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 나주베델 회원들은 의료적 진단과 별도로 주 증상과 관련된 자기병명을 만들어 가지고 있습니다. 생뚱병이란? 생뚱맞게 망상이 현실로 느껴지는 현상을 표현한 것입니다.